퇴직연금은 크게 DB형(확정급여형)과 DC형(확정기여형) 둘로 나뉩니다. 쉽게 말해 DB형은 "회사가 내 퇴직금을 굴려 주고, 나중에 받을 금액이 정해져 있는" 방식이고, DC형은 "회사가 매년 돈을 내 계좌에 넣어 주면 내가 직접 굴리는" 방식입니다. 임금 상승률이 높고 한 회사에 오래 다닐 사람은 DB형이, 투자로 더 불릴 자신이 있거나 이직이 잦은 사람은 DC형이 대체로 유리합니다.

핵심 3줄

① DB형 = 받을 돈이 정해짐(퇴직 전 평균임금 × 근속연수), 운용 책임은 회사.

② DC형 = 회사가 매년 연 임금의 1/12 이상을 넣어 주고, 수익·손실은 내 몫.

③ 어느 쪽이든 퇴직하면 IRP(개인형 퇴직연금)로 받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40% 덜 낸다.

쉽게 이해하기: 같은 회사 두 직원 이야기

예를 들어 같은 회사에 다니는 가상의 두 직원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김 과장과 이 과장은 입사 동기이고, 지금 월급도 같습니다.

  • 김 과장(DB형): 퇴직금 운용을 회사에 맡겼습니다. 20년 뒤 퇴직할 때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금액이 자동 계산됩니다. 그동안 월급이 많이 올랐다면, 마지막 높은 월급을 기준으로 20년치를 받으니 유리합니다. 대신 내가 투자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 이 과장(DC형): 회사가 매년 연봉의 약 1/12(한 달치)을 이 과장 계좌에 넣어 줍니다. 이 과장은 이 돈을 예금·펀드 등으로 직접 굴립니다. 운용을 잘하면 김 과장보다 많이 받고, 손실이 나면 적게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비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 월급이 앞으로 많이 오를 것 같은가"입니다.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높을 것 같으면 DB형이, 반대면 DC형이 유리하다는 게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판단 기준입니다.

DB형과 DC형, 한눈에 비교하면?

두 제도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 상황에 어느 칸이 더 맞는지 짚어 보세요.

구분DB형(확정급여형)DC형(확정기여형)
받을 금액정해져 있음(퇴직 전 평균임금 × 근속연수)적립금 + 운용성과에 따라 변동
회사 적립회사가 책임지고 적립·운용매년 연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근로자 계좌에
운용 주체·책임회사(손익은 회사 몫)근로자 본인(손익은 본인 몫)
유리한 경우임금상승률 높음·장기근속·안정 선호투자 자신 있음·이직 잦음·임금상승 더딤
중도인출원칙적으로 불가법정 사유 있으면 가능

DC형은 중간에 꺼낼 수 있다는데, 아무 때나 되나요?

아닙니다.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됩니다. DB형은 원칙적으로 중도인출이 안 되고, DC형·IRP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2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에 적힌 사유에 해당할 때만 꺼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중도인출 사유주요 요건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본인 명의 주택 구입(무주택 세대주 등)
무주택자의 전세보증금 부담거주 목적 임차보증금, 한 사업장에서 1회
6개월 이상 요양본인·부양가족 요양,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 초과 의료비 부담 시
파산·개인회생신청일부터 5년 이내 파산선고 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퇴직연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의 상환(상환 필요액 이하)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건 요양 사유입니다. 단순히 아프다고 되는 게 아니라 6개월 이상 요양 + 연간 임금총액의 1/125을 넘는 의료비라는 두 조건을 같이 봐야 합니다. 서류(진단서·장기요양인정서 등)도 함께 내야 합니다.

퇴직하면 왜 IRP로 받으라고 하나요?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을 크게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할 때 돈을 한 번에 현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내지만, IRP로 옮겨 두면 세금 납부가 미뤄지고(과세이연),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원래 낼 퇴직소득세의 70%만 냅니다. 즉 30%를 깎아 주는 셈입니다.

연금 실제 수령연차이연퇴직소득세 적용 비율효과
10년 이하70%30% 감면
10년 초과 20년 이하60% (2026.1.1. 이후 수령분)40% 감면
20년 초과50% (2026.1.1. 이후 수령분)50% 감면

오래 나눠 받을수록 세금을 더 깎아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과세이연 혜택이 IRP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참고로 55세 이후 연금계좌(연금저축·IRP)의 운용수익을 연금으로 받을 때 붙는 연금소득세율은 나이에 따라 70세 미만 5%, 70~80세 미만 4%, 80세 이상 3%(지방소득세 별도)로 낮습니다.

퇴직연금에 추가로 넣으면 세액공제도 되나요?

됩니다.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대표적인 항목입니다. 본인이 IRP·연금저축에 추가로 납입하면 한도 안에서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한도와 공제율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구분세액공제 납입한도공제율(지방소득세 포함)
연금저축 단독연 600만원종합소득 4,500만원(총급여 5,500만원) 이하 16.5%
연금저축 + IRP 합산연 900만원위 기준 초과 시 13.2%

예를 들어 총급여 5,000만원인 직장인이 IRP에 900만원을 넣으면, 16.5%인 약 148만원(900만원 × 16.5%)을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가정 계산이며 다른 공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세액공제를 받은 돈을 중간에 연금 외로 꺼내면 기타소득세 16.5%(지방소득세 포함)를 다시 떼이므로, 공제받은 만큼은 연금으로 받을 생각으로 넣는 게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사가 DB형으로 가입해 놨는데, DC형으로 바꿀 수 있나요?

회사 퇴직연금 규약이 DB·DC 전환을 허용하면 가능합니다. 다만 한 번 DC로 바꾸면 DB로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남은 근속기간과 예상 임금상승률을 따져 신중히 결정하세요.

이직할 때 DC형 적립금은 어떻게 되나요?

퇴직하면 적립금이 본인 IRP 계좌로 이전됩니다. 이직이 잦을수록 금액이 그대로 따라오는 DC형이 관리가 편한 편입니다.

월급이 거의 안 오르는데 DB형이면 손해인가요?

임금상승이 거의 없고 투자로 더 불릴 자신이 있다면 DC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승진·호봉으로 월급이 꾸준히 오를 자리라면 DB형이 안전합니다.

DC형에서 손실이 나면 원금도 까먹나요?

네, 원리금보장형이 아닌 상품(펀드 등)으로 운용하면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운용 책임이 본인에게 있으므로, 안정이 중요하면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비중을 높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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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일드레터 · 재테크·세금 정보 에디터

출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2조·시행령 제14조(국가법령정보센터), 국세청 「연금소득 원천징수」·「퇴직소득세의 이연」, 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안내(2026년 기준).

이 글은 2026년 기준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은 가입한 퇴직연금사업자와 국세청(126)·세무 전문가 확인을 권합니다. 최종 수정 2026-10-25.